맞춤법 바로잡기: ‘지양’과 ‘지향’의 정확한 쓰임과 구별법
잘못된 맞춤법은 글의 의미를 흐릴 뿐 아니라, 독자와의 신뢰 관계를 무너뜨리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특히 의미가 비슷해 보이면서도 실제로는 전혀 다른 뜻을 지닌 단어들이 있을 때, 이러한 혼동은 더욱 빈번하게 발생한다. ‘지양’과 ‘지향’이 바로 그러한 예이다.
이 두 단어는 형태가 유사하고 발음도 비슷하지만, 그 의미는 오히려 서로 반대되는 개념에 가깝다. 일상 대화나 글쓰기 등 다양한 상황에서 자주 사용되지만, 그때마다 혼동이 나타나는 것은 단어의 기능과 뉘앙스를 정확히 알지 못한 채 외형만 보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어떤 이들은 “효율적인 업무 문화를 지향해야 한다”라고 써야 할 문장에 “지양해야 한다”라고 잘못 쓰기도 한다. 이렇게 잘못된 표현은 글의 취지를 정반대로 바꿔놓는 결과를 낳는다.
‘지양’과 ‘지향’은 단순히 맞춤법이 헷갈리는 단어를 넘어, 사용자의 언어 감각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다. 정확한 맞춤법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분명하게 전달하려면 차이를 명확하게 이해해야 한다. 이번 글에서는 ‘지양’과 ‘지향’이라는 두 단어의 본래 뜻과 쓰임, 그리고 혼동을 방지하기 위한 실전적인 방법을 맞춤법의 관점에서 상세히 살펴보려 한다.
맞춤법 기준으로 본 ‘지양’과 ‘지향’의 뚜렷한 차이
맞춤법 설명 ① : ‘지양’은 피하거나 삼가는 태도에 가깝다
‘지양’은 어떤 행동이나 태도를 의식적으로 피하거나 거리를 두는 것을 의미한다. 흔히 ‘삼가다’라는 단어로 바꿔 말할 수 있는데, 이는 일상에서 일정한 가치관이나 기준에 따라 바람직하지 않다고 여겨지는 것을 의도적으로 멀리하는 행위다. 따라서 ‘지양하다’는 말은 부정적인 요소를 인지한 후 그것을 실행하지 않기 위해 스스로 절제하거나 조심하는 태도에서 비롯된다.
“회의 중 감정적인 발언은 지양해야 한다”라는 문장은 감정적 대응이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그러한 행동을 자제해야 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여기서 ‘지향’이라는 단어를 잘못 쓴다면, 감정적인 발언을 오히려 장려하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어 문장의 본래 의미가 완전히 뒤바뀐다.
또한 “형식적인 겉치레는 지양하고, 실질적인 개선을 추구해야 한다”라는 문장처럼, ‘지양’은 특정한 사고방식이나 태도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여겨질 때 그것을 더 이상 유지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이처럼 ‘지양’은 현실적인 선택보다는 윤리적 또는 이성적 판단에 따라 행동을 통제하려는 성향이 강하다.
맞춤법 설명 ② : ‘지향’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나 목표를 가리킨다
‘지향’은 어떤 방향을 바라보며 나아가려는 의지를 담고 있다. 목표나 이상, 혹은 앞으로 이루고자 하는 가치를 향해 움직이는 성향이 있는 단어다. 따라서 ‘지향하다’는 표현은 긍정적인 목적이나 바람직하다고 여겨지는 상태에 이르기 위한 태도나 행동을 나타낸다.
예를 들어 “자율성과 창의성을 지향하는 교육이 필요하다”라는 문장에서 볼 수 있듯이, 이 표현은 미래에 도달하고자 하는 바람직한 가치에 초점을 맞춘다. 즉, ‘지향’은 구체적인 방향성이나 철학, 이상을 향한 지속적인 추구를 내포하고 있다.
다른 예로 “우리는 지역사회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지향해야 한다”라는 문장을 보면, 단순한 개선이 아니라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을 실현하려는 의지를 표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지향’은 언제나 어떤 이상적인 상태를 전제로 하며, 그곳을 향한 발걸음으로서의 의미를 가진다.
이처럼 ‘지향’은 어떤 상태를 이루기 위한 동기와 목적을 함께 포함한다. 따라서 문장에서 ‘지향하다’는 말이 쓰일 때에는 늘 그 대상이 되는 목표나 가치가 명시되거나 암시된다.
맞춤법 구분 ③ : 유사한 외형 속에서 의미적 충돌 피하기
‘지양’과 ‘지향’은 모양이 비슷하고 두 글자 모두 ‘지’로 시작해 끝 음절도 유사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혼동하기 쉽다. 하지만 그 의미는 정반대의 속성을 지닌 만큼, 단순히 발음이나 형태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
실제로 “불필요한 절차를 지양하고 업무 간소화를 지향한다”라는 문장은 두 단어가 동시에 쓰인 좋은 예다. 여기서는 ‘불필요한 절차’는 피해야 할 것이므로 ‘지양’이 쓰이고, ‘업무 간소화’는 추구해야 할 목표이므로 ‘지향’이 사용된 것이다. 이처럼 둘 다 쓰일 수 있는 문장에서 정확히 구분하지 못하면, 문장의 논리 자체가 무너진다. “화려한 언어의 남용은 지양해야 하며, 담백한 표현을 지향하는 글쓰기가 바람직하다”라는 문장도 마찬가지다. ‘화려한 언어’는 자제해야 할 요소로서 ‘지양’의 대상이며, ‘담백한 표현’은 지향의 대상인 것이다.
이처럼 유사한 외형을 지닌 단어일수록 맥락 속에서의 역할을 분명히 파악해야 한다. 같은 문장 안에서 두 단어가 함께 쓰일 때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맞춤법 판단 ④ : 문장 구조를 통한 단어 판단 훈련
맞춤법을 정확히 지키기 위해서는 문장 구조 속에서 단어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지양’과 ‘지향’은 모두 동사처럼 활용되지만, 그 의미는 문장 전체의 뉘앙스를 결정짓는 핵심 역할을 한다. 따라서 단어들을 각각 보면 굉장히 비슷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넓게 문장 전체를 읽어보며 그 단어가 어떤 의미로 쓰였는지를 판단하는 것을 반복하다 보면 구분하는 감각이 생기게 될 것이다. 나무가 아닌 숲을 보라.
예컨대 “이 회의는 단순 보고 위주가 아닌 토론 중심으로 운영되는 방식을 지향한다”라는 문장을 분석해 보면, 회의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은 ‘토론 중심’이므로 ‘지향’이 적절하다. 반면 “회의 중 반복되는 주제의 재언급은 지양해야 할 관행이다”라는 문장은, 부정적인 관행을 없애야 한다는 의미에서 ‘지양’이 알맞다.
이런 판단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평소에도 문장을 쓸 때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는 것이 좋다. ‘이 표현은 피해야 하는 대상인가, 아니면 추구하는 목표인가?’라는 간단한 물음을 통해 단어의 선택을 점검하는 습관이 맞춤법 실력을 향상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맞춤법 감각은 문장의 정확성과 연결된다
맞춤법은 단순히 철자나 발음을 맞추는 행위에 그치지 않는다. ‘지양’과 ‘지향’처럼 비슷해 보이는 단어들이 실제로는 정반대의 의미를 지니는 경우, 그 차이를 정확히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어야만 문장의 의미를 명확히 전달할 수 있다.
특히 블로그 글쓰기나 정보 전달을 위한 글에서는, 독자가 글을 읽으며 혼란을 느끼지 않도록 하기 위해 단어 하나하나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지양’이라는 단어는 단순히 피한다는 뜻을 넘어서, 부정적 요소를 인식하고 그것을 스스로 경계하려는 태도를 반영한다. 반면 ‘지향’은 적극적으로 어떤 방향이나 목표를 바라보고 움직이려는 태도를 나타낸다. 이 둘을 혼동하는 순간, 독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왜곡될 수밖에 없다.
앞으로 글을 작성할 때에는 ‘지양’과 ‘지향’의 쓰임을 문장 전체의 맥락 속에서 살피는 습관을 들이자. 그리고 스스로 어떤 표현이 적절한지 판단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야말로, 정확하고 설득력 있는 글쓰기를 위한 첫걸음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