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글쓰기 교육에 꼭 필요한 맞춤법 주제
청소년 글쓰기 능력은 사고력, 표현력, 논리력, 심지어 사회성까지 반영하는 종합적 능력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국어 성적이 아무리 높아도 막상 자기 생각을 글로 풀어내려 할 때 막히는 학생들이 많다. 그 이유 중 하나는 기초 문장 구성의 불안정성이며, 그 핵심에는 맞춤법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문장 속에서 맞춤법이 잘못 사용되면 문장의 구조가 흔들리고, 전체 의미 전달이 엉켜버리는 경우가 많다.
특히 중학생과 고등학생의 글쓰기에서는 ‘잘 쓴 글’보다 ‘틀리지 않은 글’이 평가 기준이 되기도 한다. 이는 학교 시험, 자기소개서, 생활기록부, 논술 평가 등에서도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맞춤법은 단지 외워서 쓰는 규칙이 아니라, 자신의 사고를 정돈하고 타인에게 정확히 전달하기 위한 도구다. 이번 글에서는 청소년 글쓰기 교육에서 꼭 다루어야 할 주요 맞춤법 주제를 선정하고, 실제 예시와 함께 실수 유형과 교육 방향을 제시한다.
맞춤법 지도 ① ‘되’와 ‘돼’ 구분, 기본 중의 기본
청소년 글쓰기에서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맞춤법 실수는 단연 ‘되’와 ‘돼’의 혼동이다. 이 두 표현은 발음이 같지만 문법적 역할이 전혀 다르다. ‘되’는 동사 ‘되다’의 어간 혹은 활용형이고, ‘돼’는 ‘되어’의 줄임말이다. 따라서 문장 내에서 '되어'로 바꿔서 말이 되면 ‘돼’를 쓰고, 그렇지 않으면 ‘되’를 써야 한다. 예를 들어 “그렇게 돼”는 “그렇게 되어”로 자연스럽게 바뀌므로 맞는 표현이지만, “그 말이 돼?”는 “그 말이 되어?”라고 하면 어색하므로 틀린 표현이다.
이 맞춤법은 문장의 문법 구조를 이해해야만 정확히 쓸 수 있다. 따라서 청소년 글쓰기 교육에서는 이 구분을 단어 암기로 해결하려 하지 말고, 문장 속에서 문법적으로 판단하는 연습을 반복해야 한다. 가장 효과적인 지도 방법은 실제 틀린 문장을 제시하고, 올바른 형태로 고쳐보는 활동이다. 예를 들어 학생들에게 “안되요”, “될께요”와 같은 틀린 문장을 주고, 각각을 올바른 표현인 “안 돼요”, “될게요”로 바꾸게 하면 실전 감각을 익힐 수 있다.
교사 입장에서는 이 맞춤법 오류를 단순한 실수로 보지 말고, 문장 구조 이해도 부족의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 올바른 문장을 구성하려면 동사, 보조 용언, 어미의 관계를 정확히 파악해야 하며, 이는 글쓰기 전체 능력과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맞춤법 지도 ② ‘않다’와 ‘안 하다’, 부정 표현의 핵심
두 번째로 청소년 글쓰기에서 자주 보이는 맞춤법 실수는 ‘않다’와 ‘안 하다’의 혼동이다. 이 두 표현은 의미상 부정을 나타낸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문법적으로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않다’는 형용사로, 동사나 형용사의 부정에 쓰이고, ‘안 하다’는 동사 ‘하다’의 부정 형태로 행위 자체를 부정할 때 사용된다. 예를 들어 “공부를 하지 않았다”와 “공부를 안 했다”는 같은 뜻이지만, “공부를 않았다”는 문법적으로 틀린 표현이다.
특히 ‘안한다’, ‘않한다’, ‘안해요’, ‘않해요’ 등은 청소년들이 자주 사용하는 표현이지만, 맞춤법적으로는 명백한 오류다. 이 문제는 구어체에서 발음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쓰기 교육을 통해 명확하게 구분해 줄 필요가 있다. 교사는 학생들이 자신의 글을 점검할 수 있도록 스스로 질문하는 훈련을 시켜야 한다. 예를 들어 “이 표현은 어떤 동작을 부정한 것인가?”, “부정의 대상이 동사인가, 형용사인가?”와 같은 자기 점검 질문을 유도하는 방식이 효과적이다.
실제 교육 현장에서는 예문 중심의 학습이 도움이 된다. 아래처럼 짝지은 문장을 비교해보는 방법이 좋다.
- 나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 나는 거짓말을 안 했다.
- 나는 거짓말을 않했다. (X)
이처럼 ‘않다’와 ‘안 하다’는 단지 글쓰기 맞춤법의 문제가 아니라, 의미 구분과 사고 정리가 필요한 고급형 언어 교육 요소라는 점을 인식하고 지도해야 한다.
맞춤법 지도 ③ 의존 명사 ‘것’, ‘수’, ‘차시’의 띄어쓰기 훈련
띄어쓰기 맞춤법도 청소년 글쓰기에서 빠질 수 없는 주요 교육 항목이다. 특히 ‘것’, ‘수’, ‘차시’, ‘뿐’, ‘밖에’와 같은 의존 명사는 띄어쓰기가 정답과 오답을 결정짓는 요소가 된다. 예를 들어 “해야 할 것이다”는 틀린 표현이고, “해야 할 것이다”가 맞는 표현이다. 이때 ‘것’은 관형어 뒤에 오는 의존 명사이기 때문에 반드시 띄어 써야 한다. ‘할 것’이라는 구조는, ‘할(관형어)’ + ‘것(의존 명사)’의 결합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수’도 마찬가지다. “할 수 있다”는 표현에서 ‘수’를 붙여 “할수있다”라고 쓰는 경우가 많지만, 역시 틀린 맞춤법이다. ‘수’는 행위 가능성이나 방법의 존재 여부를 나타내는 의존 명사이며, 항상 앞말과 띄어 써야 한다. 마찬가지로 “3차시수업”은 “3차시 수업”이 맞고, “두 가지 방법”은 “두 가지 방법”이 맞다. 단위나 수량 표현에서 의존 명사를 정확히 띄어 쓰는 능력은 문장 구조 이해도를 나타내는 지표가 된다.
이러한 띄어쓰기 교육은 단어별 암기보다 문장 속에서 반복적으로 경험하게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틀리기 쉬운 예문을 따로 모아 학생들에게 교정 활동을 하게 하거나, 자기 글을 직접 고쳐보는 ‘피드백 기반 자기 점검법’을 활용하면 자연스럽게 실전 감각이 생긴다.
맞춤법 지도 ④ 글쓰기 평가와 연계한 실전 적용 전략
글쓰기 교육에서 맞춤법은 따로 분리된 영역이 아니다. 오히려 글쓰기 전체 능력의 기반으로 작동하며, 최종 결과물의 품질을 결정짓는 중요한 기준이다. 특히 학교 현장에서 수행평가, 논술, 자기소개서 쓰기와 같은 활동을 진행할 때, 문법적인 완성도는 평가 기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아무리 창의적이고 흥미로운 내용이라도, 맞춤법이 틀리면 문장의 논리성과 전달력이 떨어지고, 감점 요소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교사는 단순히 맞춤법을 암기시키는 것이 아니라, 실제 글쓰기 평가와 연계된 실습형 훈련을 통해 맞춤법 감각을 익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예를 들어 “논술 글쓰기 중 맞춤법 3개 이상 틀릴 경우 점수 감점”이라는 조건을 부여하면 학생들은 글쓰기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맞춤법에 주의를 기울이게 된다. 이처럼 평가와 실습을 연계하면 학습 효과가 훨씬 높아진다.
또한 학생들에게 ‘틀리기 쉬운 맞춤법 리스트’를 제공하고, 본인 글에 체크하게 하는 활동도 매우 효과적이다. 이 리스트에는 ‘되/돼’, ‘안 하다/않다’, ‘것’, ‘수’, ‘뿐만 아니라’, ‘~동안’ 등의 표현이 포함되어야 한다. 이런 자가 점검 방식은 자기 글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눈을 키우고, 글쓰기의 자기 통제력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결국 맞춤법은 외워서 쓰는 것이 아니라, 글의 맥락 속에서 사고를 통해 사용하는 능력이라는 점을 명확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
맞춤법 교육은 글쓰기의 시작이자 완성이다
청소년 시기의 글쓰기는 사고의 틀을 세우고 자기표현의 기반을 만드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맞춤법은 처음 배우는 문장 구성의 기초이자, 마지막에 글을 다듬는 교정의 기준이 된다. 특히 청소년 말과 글의 경계가 모호하기 때문에, 맞춤법 교육은 말과 글의 차이를 자각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번 글에서 다룬 ‘되/돼’, ‘않다/안 하다’, 의존 명사의 띄어쓰기, 실전 적용 전략 등은 청소년 글쓰기 교육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다뤄야 할 핵심 맞춤법 주제들이다. 이들은 단순히 틀리기 쉬운 항목일 뿐 아니라, 문장의 기본 구조와 의미 전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결국 맞춤법을 정확히 쓰는 능력은 단어의 암기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문장을 구성하고, 의미를 파악하며, 독자와 소통하려는 태도에서 비롯된다.
맞춤법 교육이 강요가 아닌 습관이 되고, 피드백이 아닌 자기 점검으로 이어질 때, 청소년의 글쓰기 능력은 비약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 그 시작은 사소해 보이는 맞춤법 하나를 ‘왜 그런지’ 생각해 보는 질문에서 비롯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