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udi 님의 블로그

한국어 교육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과목 중 하나는 단연 국어이다. 국어는 모든 학문과 직결되며, 읽기와 쓰기의 기본기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학교에서 사용하는 국어 교과서는 전국의 학생들이 동일한 기준으로 언어를 접하는 통로이기 때문에, 그 안에 실린 내용은 매우 높은 정확성과 신뢰성을 요구받는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국어 교과서나 실제 시험 문제에서 맞춤법 오류가 발견되는 사례들이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맞춤법 오류들은 한순간의 실수로 치부되기보다는, 학생들의 언어 감각 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교과서나 수능과 같은 공신력 있는 자료에 맞춤법 오류가 포함되면, 학생들은 오히려 잘못된 언어 규칙을 학습하게 되고, 그 결과는 장기적으..

아이들이 글쓰기를 처음 배울 때 많이 겪는 어려움 중 하나는 어미 사용의 혼란이다. 그중에서도 ‘합니다’, ‘먹습니다’, ‘봅니다’와 같은 ‘ㅂ니다’체, 즉 평서형 존댓말 어미는 말할 때보다 쓸 때 더 큰 장벽으로 작용한다. 이는 어미의 모양이 생소해서만은 아니다. 아이 입장에서는 일상 대화에서 거의 사용하지 않는 문장 구조이기 때문에, 이를 쓰기 위한 맞춤법적 감각과 문장 조직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바로 ‘형식 있는 글’을 쓰라고 요구받기 때문이다.‘ㅂ니다’체는 주로 공식 문장에서 사용하는데, 초등 글쓰기의 경우 자기소개, 견학문, 감상문 등에서 반드시 활용되는 문형이다. 그렇기에 학교에서는 일찍부터 이에 대해 훈련시키지만, 실제로는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기계적으로 외우는 데에 그치는 경..

우리는 맞춤법을 흔히 학교 교육 과정의 일부 또는 국어 시험을 위한 암기 과목으로 인식한다. 철자 하나, 띄어쓰기 하나가 정답과 오답을 결정하는 영역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그 자체가 딱딱하고 기계적인 것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 단편적인 이해만으로는 맞춤법의 진짜 의미를 설명하기 어렵다. 언어는 의사소통의 도구로만 기능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사유와 문화, 사회적 맥락을 담는 복합적인 시스템이다. 그런 점에서 맞춤법은 그 시스템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약속이라고 볼 수 있다.인문학은 인간의 삶을 언어, 역사, 철학 등의 관점에서 해석하는 학문이다. 인간이 생각하고 말하고 쓰는 방식을 탐구한다는 점에서, 맞춤법은 인문학과 매우 밀접한 지점을 공유한다. 맞춤법은 언어를 통제하거나 제한하기 위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