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법

교사도 헷갈리는 학교 공문 맞춤법 사례 모음

zudi 2025. 7. 3. 04:02

학교 공문에서의 맞춤법 오류

 

학교에서는 수많은 공문서가 작성된다. 학부모 통신문, 가정통신문, 내부 공지사항, 행정 문서 등은 모두 정제된 언어로 구성되어야 하며, ‘공식성’이라는 무게가 뒤따른다. 하지만 실제로는 맞춤법 오류가 빈번히 나타난다. 놀라운 점은 이러한 실수가 국어 과목을 가르치는 교사나 관리자들 사이에서도 발견된다는 것이다. 교사들은 교육 전문가이자 언어를 다루는 사람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문 작성에서 맞춤법 실수가 자주 발생한다는 사실은 우리가 맞춤법을 단순한 교육의 대상이 아닌, 지속적인 학습과 점검이 필요한 실천 영역으로 인식해야 함을 보여준다.

학교는 학생들에게 언어의 정확한 사용을 가르치는 공간이다. 그렇기 때문에 교사의 공문에서 발생하는 맞춤법 오류는 단지 개인의 실수가 아니라, 교육 기관 전체의 신뢰와 직결되는 문제일 수 있다. 특히 공문은 공식적인 성격을 갖는 문서로, 수신자인 학부모나 외부 기관에게 신뢰감을 줘야 한다. 맞춤법이 틀린 문장은 그 자체로 전달력을 약화시키고, 글쓴이에 대한 신뢰까지 손상시킬 수 있다. 이번 글에서는 교사들도 자주 실수하는 공문 속 맞춤법 사례를 중심으로 오류 유형을 분석하고, 그 원인과 해결 방안을 함께 살펴본다.

 

맞춤법 오류 유형 1 : 조사 및 어미의 혼동

학교 문서에서 자주 나타나는 맞춤법 오류는 조사와 어미의 혼동이다. 대표적인 예로 “~로서”와 “~로써”의 구분, “~되다”와 “~돼다”의 사용이 있다. 예를 들어, “학생 대표로써 책임감을 가지고 행동해야 한다”는 표현은 자주 쓰이지만, 이는 잘못된 맞춤법이다. 올바른 표현은 “학생 대표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행동해야 한다”이다. “~로서”는 신분이나 자격을 나타내며, “~로써”는 수단이나 도구를 의미한다. 의미가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혼동해서는 안 된다.

또한, “안되겠습니다”와 “안 되겠습니다”의 띄어쓰기 오류도 빈번하다. 공문에는 “행사가 안되겠습니다” 같은 표현이 종종 등장하지만, 이는 ‘안’과 ‘되겠습니다’를 붙여 쓴 잘못된 사례다. “안 되다”는 부정의 뜻을 지니므로 반드시 띄어 써야 한다. 이처럼 간단해 보이는 조사나 어미의 사용이 실제 공문에서는 상당히 높은 오류율을 보인다. 이는 공문 작성이 말하기와 다른 형식을 요구하기 때문에, 구어체와 문어체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혼동으로 해석할 수 있다.

 

맞춤법 오류 유형 2 : 의존 명사와 단위 표기의 혼동

학교 현장에서는 단위 표현과 의존 명사의 쓰임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차시’, ‘건’, ‘명’, ‘회’, ‘건수’와 같은 단어들은 숫자와 함께 사용될 때 맞춤법 오류가 자주 발생한다. 예를 들어 “1차시동안”이라는 표현은 실제 학교의 여러 교육 문서에서 자주 발견 할 수 있는데, 이는 잘못된 표현이다. ‘동안’이라는 부사어는 시간 명사와 결합되며, ‘차시’는 시간 단위를 의미하지만 그 자체가 명확히 시간 개념으로 통용되지는 않기 때문에 “1차시 동안”이라고 띄어 써야 한다. 게다가, ‘1차시동안’처럼 모두 붙여 쓰는 경우는 문법적으로 부적절하다.

또 다른 예로 “1명의 학생이 발표하였습니다”는 올바른 표현이지만, 종종 “1명 의학생”처럼 숫자와 단위, 명사가 분리되지 않고 어색하게 사용되는 경우가 있다. 특히 숫자와 단위 사이 띄어쓰기 문제는 공문서의 가독성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다. “5회차의 활동”이라는 표현 역시 자주 틀리는데, ‘회차’는 중복 표현으로 간주된다. ‘회’와 ‘차’ 모두 횟수를 의미하기 때문에, 중복 사용을 피하고 “5회 활동” 또는 “5차 활동” 중 하나만 사용하는 것이 맞춤법에 부합한다.

 

맞춤법 오류 유형 3 : 외래어 및 줄임말 표기

최근 학교 공문에서도 외래어나 줄임말의 사용이 늘고 있다. 예를 들어 ‘ZOOM’을 활용한 원격 수업 안내, ‘유튜브 링크’ 안내, ‘온라인 플랫폼’ 관련 설명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외래어 표기에서 흔히 발생하는 맞춤법 오류는 대소문자 표기와 한글 병기의 불일치다. 예를 들어 “zoom링크”라는 표현은 공문에서 종종 사용되지만, 이는 맞춤법상 부적절하다. 외래어는 한글로 표기하거나, 병기할 경우는 괄호를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줌(Zoom) 링크를 아래와 같이 안내드립니다”처럼 작성하는 것이 맞춤법과 문서 형식 모두에서 적절하다.

또한, 학교 행사 공문에서는 종종 “설문조사 URL을 첨부합니다”와 같이 줄임말이 빈번하게 사용된다. 하지만 URL, QR코드, SNS 등의 약어는 맥락에 따라 표기법이 달라질 수 있다. 국립국어원에서는 가능한 한 한글로 풀어쓰는 것을 권장한다. 예를 들어 “설문조사 주소(URL)”처럼 표기하거나, “설문 참여 링크를 아래에 안내합니다”처럼 자연스럽게 풀어쓰는 방식이 더욱 적절하다. 줄임말은 편리하지만, 지나치게 사용될 경우 공문의 공신력을 해칠 수 있다는 점도 인지해야 한다.

 

맞춤법 오류 유형 4 : 높임법과 경어체의 비일관성

학교 공문은 외부 기관이나 학부모를 대상으로 작성되기 때문에, 높임법과 경어체 사용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실무에서는 높임 표현이 문법적으로 잘못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학생들에게 교육을 실시하도록 하겠습니다”는 표현은 어색하지 않지만, “교육을 드리겠습니다”는 과잉 존칭으로 잘못된 맞춤법에 해당한다. ‘드리다’는 윗사람에게 무엇을 해줄 때 사용하는 말이기 때문에, 학생을 대상으로는 “실시하겠습니다”가 맞다.

또한, “안내드립니다”라는 표현은 무난하지만, 이를 반복적으로 사용할 경우 경어 표현의 다양성이 떨어진다. 이로 인해 “전달드립니다”, “공유드립니다” 같은 혼성 표현이 만들어지는데, 이들은 문법적으로 부적절한 신조어에 가깝다. 올바른 표현은 “전달해 드립니다” 또는 “공유해 드립니다”이다. 경어 표현이 잘못 사용되면 문장의 흐름이 부자연스러워지고, 수신자에게 불필요한 거리감이나 혼란을 줄 수 있다. 교사나 행정직원이 공문을 작성할 때에는 국어 문법뿐만 아니라 적절한 높임법의 운용까지 신경 써야 하며, 그 기준은 일관성에 있다.

 

맞춤법 감각을 지키는 것, 교육자로서의 기본

맞춤법은 글만 잘 쓰기 위해 존재하는 규칙이 아니다. 학교 공문이라는 공식 문서에서 맞춤법은 곧 신뢰의 척도이며, 교사나 교육기관의 품격을 나타내는 지표다. 맞춤법이 틀린 공문 한 줄이 학부모에게 신뢰를 떨어뜨릴 수도 있고, 행정적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이러한 실수를 줄이기 위해서는 단순한 맞춤법 검사기를 사용하는 것을 넘어, 맞춤법 감각을 생활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문법이 민감한 공문 작성 시에는 교차 검토와 교내 기준 정비도 필수적이다.

교육자들은 학생들에게 ‘정확한 언어’를 가르쳐야 하는 위치에 있다. 그렇기에 공문서 작성에 있어서 맞춤법 실수는 단순한 부주의가 아니라 교육적 책임과도 연결된다. 교육의 신뢰는 디테일에서 비롯된다. 세심한 언어 사용, 정확한 표현, 그리고 문법에 대한 지속적인 감각은 교육자로서 갖춰야 할 기본 소양이다. 맞춤법을 지키는 것은 단순한 형식이 아니라, 진정한 소통을 위한 출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