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반의 맞춤법 검사기는 많은 글쓰기 환경을 바꾸어 놓았다. 특히 온라인 문서 작성 플랫폼, 블로그 에디터, 워드 프로세서 등에서는 AI 맞춤법 검사기를 통해 기본적인 오탈자나 문법 오류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기술은 분명 글쓰기 생산성을 높이고, 단순한 실수를 줄이는 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 하지만 모든 오류를 정확하게 잡아내지는 못하며, 특히 문맥에 따른 예외 표현이나 의미의 미묘한 차이에서는 정확하지 않은 판단을 내리기도 한다.
문장 내 의미는 단어 간의 관계, 맥락, 강조, 뉘앙스 등 다양한 요소에 의해 결정된다. 그러나 AI 맞춤법 검사기는 대부분 사전 기반 알고리즘과 통계적 규칙에 의존하기 때문에, 인간처럼 의미를 깊이 이해하고 판단하지는 못한다. 이로 인해 실제로는 틀린 표현이지만 오류로 인식하지 못하거나, 반대로 맞는 표현을 잘못된 문장으로 표시하는 사례도 발생한다. 이번 글에서는 AI 맞춤법 검사기가 놓치는 예외 표현들을 중심으로, 정확한 문법과 실전 감각을 갖춘 사람이 어떻게 이를 구분하고 보완할 수 있는지를 살펴본다.
문맥상 올바른 표현도 틀렸다고 판단하는 맞춤법 오류 사례
첫 번째로 살펴볼 예외 표현 유형은 문맥상 맞는 표현을 틀린 문장으로 인식하는 경우다. 예를 들어 “나는 그럴 줄 알았다”는 문장은 의미상 전혀 문제가 없는 자연스러운 표현이지만, 일부 맞춤법 검사기는 ‘줄’을 ‘줄(行)’로 오해하여 ‘줄 → 줄(명사)’로 띄어쓰기를 요구할 수 있다. 실제 이 문장에서의 ‘줄’은 ‘~할 줄 알았다’라는 구문으로 쓰인 의존 명사이며, 앞 동사와 붙여 쓸 수 없다. 이처럼 문맥에 따라 ‘줄’이 다르게 해석될 수 있지만, AI는 이를 구분하지 못하고 기계적으로 띄어쓰기 수정을 제안한다.
또 다른 예는 “생각보다 쉽지는 않았다” 같은 문장이다. ‘않았다’라는 부정을 포함한 표현이지만, 일부 검사기는 ‘지 않다’ 구문을 지나치게 분리하려 하거나, ‘않다’와 ‘안 하다’를 혼동해 잘못된 교정을 유도하기도 한다. 이러한 경우 글쓴이는 자신이 쓴 문장이 의미상 자연스러운지를 문법적 원칙과 실제 맥락을 함께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
또한 “그는 나보다 공부를 잘한다”에서 ‘보다’는 비교의 의미를 나타내는 조사다. 하지만 문맥에 따라 ‘보다(see)’로 잘못 해석되면, 붙여 써야 할 조사를 띄어쓰라고 제안할 수 있다. 이처럼 조사의 다의성도 AI가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는 문제 중 하나다. AI 맞춤법 검사기는 유용하지만, 문장 전체 의미를 이해하는 데는 여전히 인간의 감각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맞춤법 검사기가 놓치는 중의적 표현과 관용어
AI 맞춤법 검사기가 어려워하는 두 번째 유형은 중의적 표현과 관용어다. 이는 문장 구조가 비슷하지만 의미가 전혀 다른 표현이거나, 고유의 맥락에서 의미가 결정되는 표현들을 말한다. 예를 들어 “시간이 가는 줄 몰랐다”와 “내가 가는 줄 알았어”는 ‘줄’이라는 표현이 똑같이 사용되지만, 의미와 문법 구조는 다르다. 앞 문장에서는 시간의 흐름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의미이고, 뒤 문장에서는 상대방의 오해를 말하는 표현이다.
관용 표현 중에서는 “얼굴이 피다”, “고개를 숙이다”, “길을 걷다” 등 비교적 일상적인 표현은 대부분 AI가 문제 없이 처리할 수 있지만, “가슴이 먹먹하다”, “마음이 답답하다”, “어깨가 무겁다”와 같은 비유적 표현은 문자 그대로 해석되었을 경우 맞춤법 오류로 잘못 인식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블로그나 브런치처럼 감정이 많이 담긴 글에서 이런 오류는 더 자주 발생한다.
또한, “~에 의해서”, “~함으로써”와 같은 연결어 구문도 맥락 없이 쓰이면 문장 연결의 매끄러움을 무시하고 ‘군더더기 표현’ 또는 ‘어색한 접속사’로 인식할 수 있다. AI는 문장의 분위기, 흐름, 의도를 분석하지 못하기 때문에, 표현이 너무 문학적이거나 감성적이면 오류 판단이 왜곡될 수 있다.
따라서 작가나 글쓴이는 문장을 다듬을 때 맞춤법 검사기 결과만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표현이 글의 흐름상 자연스러운지, 의미가 명확한지를 스스로 점검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특히 관용어와 중의어는 사용 빈도가 높기 때문에, AI의 한계를 알고 있어야 적절히 보완할 수 있다.

띄어쓰기 맞춤법에서 발생하는 AI 오판 사례들
세 번째로 AI 맞춤법 검사기가 자주 실수하는 영역은 띄어쓰기다. 이는 한국어 고유의 복잡한 띄어쓰기 체계와 관련이 있다. 한국어는 조사, 의존 명사, 접속 어미, 보조 용언 등 다양한 단어 구조가 존재하며, 이로 인해 의미상, 품사상 판단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그러나 AI는 대부분 단어 단위로만 분석하기 때문에 문맥 기반 띄어쓰기 오류 판단에는 한계가 있다.
예를 들어 “할 수 있다”는 ‘할 수’와 ‘있다’로 나뉘어야 하는데, 일부 검사기는 이를 ‘할수있다’ 또는 ‘할 수있다’로 잘못 판단해 수정하지 않거나 이상한 교정을 제안한다. 또 “뿐만 아니라”, “수밖에 없다”, “할 만하다”, “될 법하다” 등 복합 구문에서의 띄어쓰기는 더욱 헷갈릴 수 있다. 특히 ‘뿐’, ‘밖에’, ‘만’, ‘법’은 문맥에 따라 조사, 명사, 부사로 쓰이기 때문에 AI가 정확히 판단하기 어렵다.
반대로 ‘잘 하다’를 ‘잘하다’로 붙여야 할 경우, AI가 이를 분리하라고 제안하는 오류도 발생한다. 이처럼 붙여야 할 단어를 띄고, 띄어야 할 단어를 붙이는 판단 착오는 AI 맞춤법 검사기의 대표적인 한계다. 실제 콘텐츠 작업에서는 이 오류들이 누적될 경우 문장이 부자연스럽고, 비문처럼 보이게 만든다.
이런 문제를 피하려면 맞춤법 검사기를 사용한 뒤에도 반드시 사람의 눈으로 문장을 다시 읽고, 맥락과 흐름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단순히 검사기에 의존하는 글쓰기는 위험할 수 있다.
맞춤법 감각은 기술이 아닌 언어 경험에서 완성된다
AI 기술은 분명 빠르고 편리하다. 하지만 맞춤법은 단순히 ‘틀린 글자를 고치는 기술’이 아니라, 문장 구조를 파악하고 의미를 조정하는 종합적인 언어 능력이다. 그리고 이 능력은 반복적인 읽기, 쓰기, 수정 과정을 통해서만 쌓을 수 있다. AI는 단순히 편안한 도구에 불과할 뿐, 궁극적으로 문장을 완성하는 주체는 글을 쓰는 사람이 가진 언어 감각이다.
맞춤법 검사기가 잡지 못하는 표현은 단지 예외 사항이 아니라, 글쓰기에서 작가만이 할 수 있는 문장 설계의 영역이라고 볼 수 있다. 관용어, 감정 표현, 비유, 비교, 강조 등은 정해진 규칙으로만 판단할 수 없는 글쓰기의 핵심 요소다. AI는 이를 판단할 수 없지만, 사람은 문맥과 의미 흐름을 고려해 이를 정확히 판단하고 활용할 수 있다.
결국, AI 맞춤법 검사기는 보조 수단일 뿐이다. 중요한 것은 문장을 쓰는 사람의 의도와 표현력이다. 맞춤법은 물론이고 문장의 구성, 흐름, 논리까지 스스로 한번 더 검토할 수 있어야 한다. 맞춤법 감각은 기술이 아니라 언어적 경험에서 길러지며, 그 경험은 글을 많이 쓰고, 많이 고치며, 많이 읽는 과정을 통해 꾸준히 축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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