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중요한 순간 중 하나인 결혼식은 그 준비 과정 자체가 이미 수많은 감정과 의미를 품고 있다. 그 시작을 알리는 청첩장은 단순한 안내장이 아니다. 신랑과 신부의 진심이 담긴 메시지이며, 가족과 지인의 마음을 여는 초대장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런 청첩장에서 맞춤법 실수가 발견되면 의도와 상관없이 어색함을 주기도 한다. 문장을 다듬고 디자인을 꾸미는 데 집중한 나머지, 가장 기본이 되어야 할 언어의 정확성이 놓치기 쉬운 것이다. 특히 결혼 청첩장에서는 전통적인 표현과 공적인 문장, 일상어가 혼합되어 쓰이기 때문에 맞춤법 실수가 자주 발생한다.
단어 하나, 조사 하나, 띄어쓰기 하나가 문장의 품격을 바꾼다. 이 글에서는 실제로 결혼 청첩장에서 많이 보이는 맞춤법 실수들을 모아 하나하나 짚어보고, 그에 대한 정확한 표현과 설명을 덧붙여본다. 이 글을 통해 청첩장을 작성하는 모든 이들이 언어에 대한 감수성을 높이고, 더 완성도 있는 문장을 만들 수 있기를 바란다.
결혼 청첩장에서 자주 보이는 맞춤법 오류 10가지
맞춤법 실수 1 : ‘혼례’와 ‘혼레’의 발음과 표기 혼동
‘혼례’는 한자어로, 전통적인 결혼식을 뜻한다. 발음상 ‘혼레’에 가깝지만, 맞춤법상 올바른 표기는 ‘혼례’이다. 청첩장에서 ‘혼레식’이라는 표현을 쓰는 경우가 간혹 보이는데, 이는 음운에 이끌린 표기 오류에 해당한다. 발음으로 인해 헷갈릴 수 있으나, '혼례'가 맞는 표현이기 때문에 표기는 반드시 ‘혼례’로 적어야 한다.
맞춤법 실수 2 : ‘축복해주다’와 ‘축복해 주다’의 띄어쓰기 오류
청첩장에서는 “축복해주시는 자리에 함께해 주세요”라는 문장을 자주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 ‘해주다’는 보조 용언이기 때문에 띄어 쓰는 것이 맞다. ‘축복해 주다’가 맞는 표현이며, 글 전체가 고른 리듬을 가지려면 이런 보조 용언의 띄어쓰기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맞춤법 실수 3 : ‘찾아뵙다’와 ‘찾아봽다’의 잘못된 혼용
청첩장에는 종종 “시간 되시면 찾아봽겠습니다”와 같은 표현이 사용되지만, 이는 틀린 표기이다. ‘뵙다’는 ‘보다’의 높임 표현이고, ‘찾아뵙다’는 정해진 어휘이다. ‘찾아봽다’는 존재하지 않는 말이므로 ‘찾아뵙겠습니다’가 맞는 표현이다.
맞춤법 실수 4 : ‘바쁘신 와중에’의 과한 높임 표현
“바쁘신 와중에도 귀한 걸음 감사합니다”는 정중해 보일 수 있으나, ‘와중’ 자체가 높임을 받는 말이 아니기 때문에 ‘바쁘신’이라는 높임이 어색하게 느껴진다. 일반적으로는 ‘바쁜 와중에도’가 문법적으로 자연스럽고, 표현의 균형이 맞는다.
맞춤법 실수 5 : ‘축하해주시다’와 ‘축하해 주시다’의 결합 오류
‘축하해주시다’처럼 붙여 쓰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 역시 맞춤법 오류라고 할 수 있다. ‘축하하다’는 본용언, ‘주시다’는 보조 용언으로 띄어 써야 한다. 따라서 ‘축하해 주시다’가 올바른 표현이며, 격식 있는 글일수록 이러한 띄어쓰기 원칙이 중요해진다.
맞춤법 실수 6 : ‘자리해 주시다’ vs ‘자리를 해주시다’
“자리를 해주시기 바랍니다”는 청첩장에서 자주 보이는 문장이지만, 여기서 ‘자리를 하다’는 표현은 문법적으로 어색하다. ‘자리하다’는 하나의 동사이며, ‘자리해 주시다’로 써야 한다. ‘자리를 해주다’는 의미상도 부정확하고 형태상도 틀린 표현이다.
맞춤법 실수 7 : ‘귀한 걸음’과 ‘귀하신 걸음’의 높임 표현의 혼란
청첩장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높임 표현 중 하나가 ‘귀하신 걸음’이다. 하지만 ‘귀하다’가 이미 높임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귀하신’이라는 표현은 중복된다. 자연스럽고 정확한 표현은 ‘귀한 걸음’이다. 문장의 격을 높이고 싶다면 앞뒤 문맥에서 정중함을 조율하는 것이 낫다.
맞춤법 실수 8: ‘오랫동안’과 ‘오랫만에’의 부사형 혼동
“오랫만에 귀한 분들을 모십니다”는 표현은 시각적으로 그럴듯하지만, 맞춤법에 어긋난다. ‘오랫만에’는 틀린 말이며, ‘오랜만에’가 맞다. ‘오랫동안’처럼 ‘오랫~’ 형태는 일부 부사형에서만 사용되며, ‘오랜만에’는 형용사 ‘오래되다’에서 파생된 고유형이다.
맞춤법 실수 9: ‘함께 하다’ vs ‘함께하다’의 결합 판단 오류
“기쁨의 자리에 함께 하게 되어 기쁩니다”라는 표현도 자주 보인다. 하지만 ‘함께하다’는 하나의 동사로, 붙여 써야 자연스럽고 정확한 표현이 된다. ‘함께 하다’라고 띄어 쓰면 의미가 나뉘고, 문장이 분절되어 읽히는 부작용이 생긴다.
맞춤법 실수 10: ‘정중히’와 ‘정중하게’의 품사 오용
“정중히 초대합니다”와 “정중하게 초대합니다”는 모두 일상에서 자주 쓰인다. 그러나 맞춤법상으로는 ‘정중히’가 부사 형태로 정확하다. ‘정중하게’는 형용사 ‘정중하다’에서 파생된 부사이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히’ 부사형이 더 자연스럽고 사전적인 기준에도 맞는다.
결혼 청첩장의 인상을 결정짓는 맞춤법의 힘
맞춤법 하나로 글의 격이 정해진다
결혼식 전 예비 신랑과 예비 신부가 가족 혹은 주변 지인들에게 나눠주는 청첩장은 단순한 정보 전달 수단이 아니다. 초대의 의도와 감사를 담는 문장이기에, 그 안에 담긴 표현 하나하나가 글의 격을 정한다. 작은 맞춤법 실수 하나로도 메시지의 무게가 가벼워질 수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 정확한 단어 선택과 문장 구성이 중요하다.
전달하고자 하는 마음이 분명할수록 언어는 그에 걸맞게 정제되어야 한다. 단어 하나, 조사의 유무, 띄어쓰기 하나가 문장의 정중함을 완성하며, 이는 곧 청첩장을 받는 이에게 예의와 배려의 표현으로 전달될 것이다.
실수 없는 맞춤법으로 기억에 남는 청첩장을
청첩장은 일생에 한 번, 혹은 몇 번 쓰게 될 수도 있는 문서다. 격식을 갖추되 따뜻함을 잃지 않아야 하고, 정중함 속에서도 읽는 이를 부담스럽게 하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그런 정중함의 표현 안에 정확한 맞춤법이 포함되어 있다. 언어를 아끼고 다듬는 태도는 결국 진심을 오롯이 전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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