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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법

초등 글쓰기 맞춤법 첫걸음, ‘ㅂ니다’체를 익히는 3단계 훈련법

아이들이 글쓰기를 처음 배울 때 많이 겪는 어려움 중 하나는 어미 사용의 혼란이다. 그중에서도 ‘합니다’, ‘먹습니다’, ‘봅니다’와 같은 ‘ㅂ니다’체, 즉 평서형 존댓말 어미는 말할 때보다 쓸 때 더 큰 장벽으로 작용한다. 이는 어미의 모양이 생소해서만은 아니다. 아이 입장에서는 일상 대화에서 거의 사용하지 않는 문장 구조이기 때문에, 이를 쓰기 위한 맞춤법적 감각과 문장 조직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바로 ‘형식 있는 글’을 쓰라고 요구받기 때문이다.

‘ㅂ니다’체는 주로 공식 문장에서 사용하는데, 초등 글쓰기의 경우 자기소개, 견학문, 감상문 등에서 반드시 활용되는 문형이다. 그렇기에 학교에서는 일찍부터 이에 대해 훈련시키지만, 실제로는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기계적으로 외우는 데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결국 ‘ㅂ니다’체는 문장의 정확성과 형식미를 요구하는 동시에, 맞춤법의 감각까지 함께 훈련해야 하는 문형이다.

이 글에서는 ‘ㅂ니다’체를 어려워하는 아이들이 맞춤법 감각을 잃지 않으면서도 자연스럽게 문장을 써 내려갈 수 있는 단계별 연습법을 제안한다. 단순한 규칙 암기보다 상황과 감정을 담아내는 실전적 훈련을 중심으로 구성하며, 글쓰기 초기 단계에서 자주 발생하는 오류의 원인과 해결책도 함께 살펴본다. 아이가 자신만의 표현을 자신 있게 시작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이 글의 핵심 목적이다.

 

맞춤법 오류의 시작 : 말과 글의 간극에서 생기는 혼란

아이들이 ‘ㅂ니다’체 문장을 어려워하는 이유는 평소 사용하는 구어체와 문어체의 간극 때문이다. 일상 대화에서는 대부분 반말이나 '~요'체를 쓰는 반면, ‘ㅂ니다’체는 공식적이고 형식적인 자리에서만 사용된다. 이 차이 때문에 아이들은 문장을 구성할 때 말하듯 쓰는 습관에 익숙해져 있고, 글에서는 어떤 형식을 써야 하는지에 대한 감각이 떨어져 있다. 맞춤법 오류 역시 여기에서 출발한다.

예를 들어 “나는 사과를 먹어요”라는 일상적인 표현을 써야 하는 상황에서, 글쓰기를 지도받은 아이는 “나는 사과를 먹습니다”라고 고쳐야 함을 알고 있음에도 ‘먹어요’, ‘먹었어’ 등의 표현을 그대로 쓰곤 한다. 이는 단순한 몰이해라기보다는 언어적 전환 능력, 즉 말의 형식을 글의 형식으로 바꾸는 힘이 아직 충분히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맞춤법 교육이 필요하지만, 그것은 규칙의 주입이 아니라 문장 속에서 감각적으로 익히게 해야 하는 훈련이다.

이 시기의 아이들에게는 문장 어미의 쓰임을 단순히 외우게 하기보다, 맥락 안에서 자주 반복하며 체화하는 방식이 훨씬 효과적이다. 즉, ‘ㅂ니다’체의 정확한 맞춤법을 강조하기 전에, 이 문형이 어떤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사용되는지를 먼저 체험하게 해야 한다. 말하기와 글쓰기의 괴리를 줄이는 것이 맞춤법 교육의 출발점이다.

 

맞춤법 인식을 돕는 첫 연습 : 일상 문장을 ‘ㅂ니다’체로 바꿔보기

아이들이 맞춤법을 감각적으로 익히기 위해 가장 먼저 시도할 수 있는 방법은 자기 말투를 ‘ㅂ니다’체로 바꾸어보는 활동이다. 예를 들어 “나는 오늘 학교 갔어”라는 문장을 “저는 오늘 학교에 갔습니다”로 바꾸는 과정을 통해, 아이는 자연스럽게 주어, 조사, 어미의 구조를 조립하는 힘을 기를 수 있다. 이 방식은 자신의 말하기 습관을 돌아보게 하고, 글에서 요구되는 표현 방식을 익히게 만든다.

이때 중요한 것은 아이에게 '틀렸다'라고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말과 글의 표현 차이를 인식하게 하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잘 쓴 문장을 반복해서 보고 따라 쓰는 것보다, 스스로 일상 문장을 바꿔보는 방식이 맞춤법에 대한 이해를 더 강하게 만든다. 이를 통해 아이는 ‘ㅂ니다’체 문장이 단지 외워야 할 형식이 아니라, 실제 상황에 맞게 조정되어야 하는 표현이라는 점을 이해하게 된다.

이 연습은 말하기와 글쓰기의 차이를 의식적으로 훈련하는 효과도 있으며, 맞춤법을 기계적으로 외우지 않고도 자연스럽게 익히게 만든다. 아이가 주도적으로 문장을 바꾸며 맞춤법을 점검하게 되면, 나중에 자기소개나 설명문을 쓸 때에도 ‘ㅂ니다’체에 대한 부담이 훨씬 줄어든다. 반복과 체험을 통해 아이는 형식보다 표현의 필요에 집중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맞춤법이 몸에 배게 된다.

 

맞춤법을 정착시키는 두 번째 연습 : 상황별 문장 구성 훈련

‘ㅂ니다’체는 그 자체가 문장의 목적과 분위기를 설명하는 문형이기 때문에, 맥락에 따라 달라지는 문장 구성을 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가 상황을 상상하고, 그에 맞는 어조로 문장을 완성해 보는 방식은 맞춤법 훈련에도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선생님께 인사드리는 상황”, “새로 사귄 친구에게 자기 소개하는 상황”, “동물원에서 편지를 쓰는 상황” 등 구체적 장면을 제시하고, 그것에 맞게 문장을 ‘ㅂ니다’체로 구성하게 해 보는 것이다.

이런 연습은 단어 선택과 어미 변화뿐 아니라, 문장 전체의 구조까지 생각하게 만든다. 단순히 “저는 동물을 좋아합니다”라는 문장을 만드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저는 어릴 때부터 동물을 좋아했습니다. 동물 중에서 특히 기린을 좋아합니다”와 같은 문장 확장을 유도할 수 있다. 이처럼 맥락 중심의 쓰기는 단순히 맞춤법을 지키는 것 이상으로, 생각을 조직하고 정리하는 힘을 기르게 한다.

또한 상황별 글쓰기를 통해 아이는 ‘ㅂ니다’체가 단지 딱딱하고 어렵기만 한 것이 아니라, 글에서 제 생각을 분명하고 정중하게 표현할 수 있는 방식이라는 점을 깨닫게 된다. 이는 맞춤법을 지키는 이유에 대한 내면적 납득으로 이어지고, 그 결과 아이는 글쓰기 자체를 부담스럽게 여기지 않게 된다.

 

맞춤법을 익히는 세 번째 연습: 이야기 흐름으로 이어 쓰기 훈련

아이들이 맞춤법을 자연스럽게 익히기 위해서는 개별 문장을 만드는 연습을 넘어서, 문장을 문단으로 확장해 보는 훈련이 필요하다. 특히 ‘ㅂ니다’체는 문장이 길어질수록 어미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데, 많은 아이들이 이 과정에서 ‘먹습니다’와 ‘먹었어요’, ‘봤습니다’와 ‘봤어요’를 혼용하며 맞춤법 오류를 일으킨다. 이러한 실수를 줄이기 위해 효과적인 방식이 바로 ‘이야기 흐름을 따라 이어 쓰기’ 활동이다.

예를 들어 “오늘 아침에 일어났습니다”라는 문장 하나를 제시하고, 그다음에 자연스럽게 이어질 문장을 ‘ㅂ니다’체로 계속 써보게 한다. 아이는 “세수를 합니다”, “아침을 먹습니다”, “학교에 갑니다” 등 일상의 행동을 순서대로 써보면서, 어미의 일관성과 문장의 연결 구조를 익히게 된다. 처음에는 교사가 문장 첫 부분만 제시하고 아이가 끝을 채워보는 방식으로 시작하고, 점차 아이 혼자 문장을 만들어가도록 한다.

이 연습은 맞춤법 감각뿐 아니라 글의 흐름을 조절하는 능력도 함께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교육 효과가 크다. 특히 문장을 연결하다 보면 시제의 일치나 주어의 통일, 조사 사용 등도 자연스럽게 학습하게 되며, 글 전체의 구조 감각이 생긴다. 아이가 단어 위주의 문장에서 벗어나, ‘ㅂ니다’체를 하나의 문장 스타일로 인식하고 다룰 수 있게 되면, 공식적인 글쓰기 환경에 대한 두려움도 점차 줄어든다.

 

맞춤법이 글쓰기를 바꾸는 힘

‘ㅂ니다’체는 문장의 태도를 정리하고, 글쓴이의 의도를 더 명확하게 보여주는 구조다. 아이들이 이 문형을 어렵게 느끼는 이유는 단지 규칙이 복잡해서가 아니라, 자신이 평소 사용하는 언어와 괴리가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맞춤법을 올바르게 익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외우게 하기보다, 언어 상황 속에서 문장의 쓰임을 몸으로 체험하게 해야 한다.

‘ㅂ니다’체 문장은 특히 공적인 글쓰기에서 요구되므로,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다루는 훈련이 필요하다. 이 훈련은 단순한 문장 바꾸기를 넘어, 아이가 말과 글의 구조 차이를 인식하고, 그에 맞는 언어적 태도를 익히는 과정이다. 맞춤법은 정확성을 위한 도구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소통을 위한 수단이다. 그리고 아이가 자신 있게 글을 쓰고 싶어 하는 순간, 맞춤법은 형식이 아니라 ‘도와주는 틀’이 될 수 있다.

결국 ‘ㅂ니다’체 쓰기를 익힌다는 것은 단순히 정답을 쓰는 훈련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정돈하고 다른 사람에게 예의 있게 전달하는 방법을 배우는 일이다. 맞춤법이 글을 결정하는 기준이 아니라, 글을 깊이 있게 만들어주는 기초라는 사실을 아이가 체득하게 된다면, 글쓰기는 훨씬 더 자연스럽고 즐거운 일이 될 수 있다.